(흑룡강신문=하얼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 로스토프-온-돈에서 차에 치어 두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한 채 거리에 버려져 죽어가던 개 한 마리가 자신을 돌봐 건강을 되찾게 해준 여성을 2주 간에 걸쳐 300㎞에 가까운 거리를 걸어 찾아와 화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 26일 보도했다.
샤비라는 이름의 이 검은색 잡종 암캐는 지난 1월 차에 치어 거리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지나던 행인 2명이 샤비를 발견, 인근 동물병원에 맡기고 인터넷에 샤비를 돌봐줄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을 올렸고 니나 바라노브스카야라는 26살의 여성만이 유일하게 샤비를 돌봐주겠다고 나섰다.
바라노브스카야는 수의사에게 샤비의 수술비를 깎아달라고 애원, 부러진 두 다리에 철심을 박아넣는 수술을 받게 해줄 수 있었다. 수술이 끝난 뒤 그녀는 샤비를 로스토프-온-돈의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정성껏 돌봐주었다.
샤비가 건강을 완전히 되찾기까지는 6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큰 사고를 당했던 샤비는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불안해 하고 특히 차를 보면 겁에 질려 했지만 바라노브스카야의 정성스러운 보살핌 속에서 차츰 정상 상태를 회복할 수 있었다.
바라노브스카야는 샤비가 무척 똑똑하고 자신의 딸과도 잘 어울려 노는 것은 물론 샤비가 오기 전 그녀가 키우던 고양이 3마리 및 다른 개 2마리와도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지 않은 월급으로 어머니와 딸과 함께 생활하는데다 애완동물마저 5마리나 돼 그녀가 샤비까지 계속 키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또 집도 좁아 샤비와 함께 지내는 것도 어려웠다.
바라노브스카야는 결국 샤비를 로스토프-온-돈에서 약 300㎞ 떨어진 보로네즈에 있는 친구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하지만 샤비를 보로네즈에 데려다주고 온 며칠 뒤 친구로부터 샤비가 사라졌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 바라노브스카야는 그저 샤비가 새 주인에게 다시 돌아가기를 비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약 2주일 뒤 바라노브스카야는 거리에서 자신을 찾아온 샤비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려야 했다. 그녀는 샤비가 무척 지쳐 있었고 비쩍 말라 있었지만 자신과 다시 만나 매우 기뻐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샤비를 다시 집으로 데려갔고 이제는 다시 샤비와 헤어지지 않을 생각이다.
샤비가 자신을 돌봐준 바라노브스카야를 찾아 300㎞를 헤맨 끝에 다시 만난 사연이 알려지면서 러시아의 동물 애호가들은 바라노브스카야에게 무엇이든 필요한 것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하고 나섰다. 하지만 바라노브스카야는 "돈 때문에 샤비를 돌본 것이 아니다. 정말로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동물들을 외면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동물들은 사람들의 애정에 반드시 보답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개가 주인에게 충직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샤비는 이를 다시 한번 입증해 보였다며 이제 샤비는 자신의 자식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