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건/사고
  • 작게
  • 원본
  • 크게

갑자기 울며 '고맙다'… 자살前 징후입니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1.27일 20:53
"나 없으면 뭐 먹고살지?" A씨의 이 말이 극단을 암시했다는 걸 그때 아내는 몰랐다.

사교적이었던 A씨는 6개월 전부터 동창회에 발길을 끊었고 석 달 전 입맛도 잃었다. 동네병원 내과 의사가 내린 판정은 '만성피로증후군 의심'.

이 40대 가장은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고 연신 "고맙다"고 한 지 이틀 후, 출근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大國 한국… 자살자 93%가 신호 보냈지만 가족 81% 눈치 못채]

보건복지부는 자살 사망자의 93.4%가 언어·행동·정서적 변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유가족의 81%가 이런 자살 징후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살 사망자가 10명이라면 신호를 보내지 않는 사람은 1명이 채 안 되지만, 가족·친지 중 이를 눈치채는 사람은 2명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앙심리부검센터가 2012~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세 이상 121명에 대해 그들의 가족·친지 151명과의 면담을 토대로 심리부검(psychological autopsy)을 실시해 26일 처음 공개한 결과다.


심리적 부검이란?

핀란드 심리적 부검 전문가 버먼 박사

자살 유족 인터뷰 200건 아주大 서종한 연구원

전문가들은 자살 징후를 빨리 포착해 대처 요령을 지킨다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최고 자살률은 우리 삶의 현실이자 부끄러움이며 자살 예방 책임은 사회가 져야 한다"고 김현수 심리부검센터장(서남대 명지병원 교수)은 말했다.


[사설] '세계 1위' 할 게 없어 '자살률 1위' 9년째 하나



언어·행동·정서 변화로 'SOS'

"먼저 갈테니 잘 지내" 직접 언급

입맛 잃고, 잠 못자고 신변 정리…

잦은 눈물에 과묵해져 대인기피


◇침울해진 사람의 SOS 경청해야

심리부검 결과, 가족·친구·동료에게 보낸 자살자의 경고 신호는 크게 세 가지로 ▲언어("내가 먼저 갈 테니 잘 지내" 같은 직접적 언급, "천국은 어떤 곳일까'처럼 사후세계 동경) ▲행동(불면, 식욕·체중 변화, 신변 정리, 죽음과 연관된 작품·보도에 과몰입 등) ▲정서(갑작스러운 눈물, 과묵해짐, 무기력, 대인 기피)상의 변화였다.


자살 시도자 중 50% 이상 '자살 징후' 보인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는 일반인이 이 같은 주변 자살 시도자의 복선을 감지했을 때 단계별 대처법을 '경청'과 '전문가와 상담 유도'로 요약했다. 자살은 자존감이 바닥일 때 떠올리게 되고 이는 타인과 관계에서 주로 나타나므로, "죽고 싶다"고 말하는 이에게 긍정 에너지를 주는 것만으로 파국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쓸데없는 말 하지 마"(무시) "다 잘될 거야"(근거 없는 낙관) 같은 반응은 금기다. "자살 동호회에 가입하겠다"는 등 더 구체적인 언행을 파악했다면 위태로운 이를 혼자 위험 상황에 남겨두지 말고 그의 친지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윤 교수는 "국내에선 충동적 자살 비율이 높아, 주변 도움으로 고비를 넘기면 일시적 동요를 후회하면서 일상 기능을 회복할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극단 암시' 감지했을 땐

"쓸데없는 말 마라" 무시는 금기…

경청하고 혼자 남겨두지 말아야


◇우울증 치료 소홀도 원인

스스로 자살 유혹을 느끼는 이들 역시 두려움·수치심을 떨치고 가까운 이에게 고통을 말하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위험한 물건을 멀리해야 하는데, 술도 그중 하나다. 심리 부검 결과는 자살 위험자의 '음주 및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도 환기시켰다. 자살자의 39.7%가 사망 당시 음주상태였고, 25.6%는 본인이 과다 음주에 따른 대인 관계 갈등 등 음주 관련 문제를 갖고 있었다. 자살자의 88%는 우울장애 등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으나, 이를 꾸준히 치료를 받은 이의 비율은 15%였다. 자살 사망자의 28.1%에겐 자살했거나 자살을 시도했던 가족이 있었다. ▶상담·문의 : 중앙심리부검센터(02-555-1095), 보건복지부(1577-0199 또는129)




한국, 자살률 OECD 1위... 항우울제 소비는 하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반면, 우울증 치료는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불균형은 정신과 진료 환자 본인과 사회의 편견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OECD가 18일 공개한 '한눈에 보는 보건(Health at a Glance) 2015'에서 한국의 하루 항우울제 복용량은 인구 1000명당 20DDD(의약품 하루 소비량·2013년 기준)로 28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칠레에 이어 둘째로 낮았다. ▶기사 더보기


우울증, 별 것 아니라 여기지만 자살은 많이 하는 한국인


한국인은 우울증 병세가 심각하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 우울한 기분을 말이나 표정으로 표현하는 정도가 미국 환자보다 덜했다. 반면에 우리나라 환자는 불면증, 식욕저하, 불안, 체중감소, 건강염려증 등의 증상을 더 많이 호소했다.


자살률 OECD 1위…이대론 안돼

문제는 우울증이 자살과 같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는 경우는 많았다는 것이다.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중이거나 최근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우리나라 환자에게선 6.9%로, 미국인(3.8%)의 2배 가까이나 됐다.

전홍진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이 억압이 되어 있고, 표현을 잘 안하기 때문에 자살징후가 나타날 정도가 돼야 우울증을 알아차리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우울증의 진단과 치료를 조기에 받을 수 있도록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감소시키고 우울증에 대해 보다 신중하고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83%
10대 0%
20대 0%
30대 33%
40대 5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17%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17%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임신 7개월차에 접어든 개그우먼 이은형이 '저형당 쇼크'로 위급한 상황에 놓였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기유TV'에서는 '죽다 살아난 임당검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새롭게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에서 개그우먼 이은형은 "임신 25주차 임신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망하면 욕 먹을 것" 유재석, '왕관의 무게' 부담감 솔직 고백 눈길

"망하면 욕 먹을 것" 유재석, '왕관의 무게' 부담감 솔직 고백 눈길

사진=나남뉴스 국민MC 유재석이 자신의 행보를 기대하는 대중들의 부담감에 대해서 솔직하게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11일 유튜브 채널 '뜬뜬'에는 개그맨 조세호와 홍진경, 지석진이 출연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갖는 시간을 가졌다. 영상 속 조세호는 "사실 처음

"남의 결혼식에서 술을..." 김대호, 소주 사발째 원샷 결국 '말실수'

"남의 결혼식에서 술을..." 김대호, 소주 사발째 원샷 결국 '말실수'

사진=나남뉴스 '나 혼자 산다'에서 MBC 김대호 아나운서가 결혼식 사회를 맡았다가 말실수 한 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다. 10일 오후 방송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김대호 아나운서가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비연예인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우리의 명절과 기념일] 간호사절의 유래와 의의

[우리의 명절과 기념일] 간호사절의 유래와 의의

◇ 신기덕 국제간호사절은 력사상 유명한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1820년 5월 12일에 태여난 나이팅게일은 19세기 중엽 영국에서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에 직면했을 때 뛰여난 관리 재능과 헌신으로 간호사업의 면모를 일신시켰다.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