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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기획13]“아바이아매장국집”25년 변함없는 그 맛과 향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2.19일 18:22
대형계렬보도 “두만강은 말한다”(13)

-대를 이어 연변장국의 독특한 맛을 지킨다



연길소시장거리에 위치한“아바이아매장국집” 리옥순사장.

연길공원의 남쪽 부르하통하북안사이에 “소시장거리”라 불리는 유명한 토속음식거리가 있다. 옛날 소시장이 위치했던 터자리에서 유래된 이 거리에 “아바이아매장국집”(爷爷奶奶酱汤馆)이라는 간판명이 나붙기는 25년전의 일이다.

속풀이 해장국집

워낙 개산툰에 살고있던 주영숙, 리덕수 량주가 환갑년이 다 되는 해에 연길에 올라와 이 골목에 “아바이아매장국집”을 차릴 때는 심심풀이가 아니라 심한 속풀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생떼 같은 큰아들이 22세에 갑작스런 병에 걸려 저세상으로 고고 둘째 아들마저 또 23세에 차사고로 부모님옆을 떠났다. 더는 그 고장에 머물러 살수가 없게 된 로인네들은 90년대초 연길로 올라와 자그마한 음식점을 차리고 드나드는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주고받으며 그 비애를 풀어나갔다.



“아바이아매장국집”원조 고 리덕수아바이와 주영숙아매(79세).

음식솜씨가 좋고 인심이 후한 주영숙어머니는 술을 마신 뒤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해장국을 시원히 끓여 덧드리를 해주었다. 그때마다 손님들은 장국맛이 별맛이라며 차라리 장국집을 차리라고 권고들 했다. 그렇게 “아바이아매장국집”이 생겨난것이다.

장국집엔 장맛이 생명이였다. 주영숙어머니는 공기 좋고 물 좋은 연집에 살고있는 시누이네 집에 한해 장을 몇십독씩 담그어놓고 장국집 전문용으로 썼다. 시라지도 옛식 그대로 가을배추를 꿰달아 겨울볕에 말리고 얼리고 또 푹 끓이고 우려서는 큼지큼직 썰어 주먹줴기를 해 다시 얼군다. 거기에다 얼큰하고 시원하게 끓이는 비법이 또 따로 있다.

그리하여 해장국 손님은 물론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또 다른 손님과 함께 찾아오다보니 “아바이아매장국집”은 입소문을 타고 국내외로 널리 알려졌다. 하여 연길을 찾는 관내 타민족들이며 한국손님들 그리고 류학생들도 “장국이 정말 시원하고 구수하다”, “이것이 진짜 옛날맛이다”고 엄지손을 내밀었다.

부모님들이 물려준 장국집 살리기

“아바이아매장국집”이 유명세를 타면서 막내 아들며느리도 장국집을 해보겠다고 자진해나섰다. 부모님들은 멀지 않은 곳에 분점을 내고 장국 끓이는 비법이며 음식손맛을 내는 요령들을 낱낱이 가르쳐주었다.

같은 장, 같은 비법, 같은 간판명으로 경영하는 장국집이지만 아들내외가 꾸리는 장국집은 웬지 썰렁하기만 하더니 끝내 뒤를 잇지 못하고말았다. 이번에는 몇십만원 투자로 멀리 장춘에다 분점을 차려주었다. 역시 몇참을 버티지 못하고말았다. 다음번에는 또 장백에다 분점을 냈다. 안되는건 여전히 안되였다. 장국집 경영도 실패했을뿐더러 가정까지 파탄되고말았다.



부모님들로부터 물려받은 장국맛을 고스란히 지켜가고있는 리옥순사장.

이번에는 딸 리옥순이네가 나섰다. 당시는 부모님들이 년로하여 더는 “아바이아매장국집”을 운영하지 못하게 된 때였다. 부모님들이 운영하던 터에서 주위의 성공하고 실패한 사례들을 따져보며 리옥순사장은 자기의 원칙을 세웠다. 첫째 장국만큼은 부모님들이 물려준 옛맛을 절대적으로 지키고 다른 개발을 하지 않는다. 둘째 인심을 후하게 쓰고 일군들과 고객 모두를 자기 식구처럼 아낀다. 셋째 일심으로 장국집운영에 정력을 쏟고 절대 노름에 손을 대지 않는다. 넷째 “가화만사성”을 명기하고 가정화목에 불리한 그 어떤 봉사도 절대 엄금한다.

자신의 신조를 다져가며 자그마한 장국집을 경영해오는데도 얼마나 한심한 곡경을 치렀는지 모른다고 녀사장은 입을 다신다. 부모님들이 기초를 잘 닦아놓은 덕에 다른 곤난은 별로 없었다. 허나 해장국손님들이 주로 몰려드는 늦은 저녁에는 술 취한 고객들끼리 도끼질, 칼부림을 하며 싸우는바람에 잠결에 전화를 받고 뛰여와 피가 랑자한 바닥에 미끌어 넘어지면서 싸움을 말리고 뒤처리를 하다보면 혼이 나갈 지경이였다.

최근 4년남짓한 동안에는 많이들 문명해져 그런 난리를 적게 겪지만 20년 경영에 근 15년은 늘 그런 식으로 뛰여다니다보니 언제 한번 편안하게 가슴띠를 풀고 양말을 벗고 잠을 자본적이 없다고 한다. 시시각각 “전투준비”로 신경을 곧두세우며 살아온 그 세월에 그는 심장병까지 얻어 지금은 늦은 저녁에 전화별소리만 울려도 눈앞에서 불꽃이 일며 자기 먼저 제자리에 너부러진다고 어이없이 웃는다.

그러면서도 이 장국집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가져본적 없다는 녀사장이다.

구경 “아바이아매장국집” 옛맛이 무엇이길래?

따지고보면 부모님들은 아들을 잃은 그 처절함을 장국집을 경영면서 이겨냈고 또 천연해독해열제라는 해장국으로 고객들의 열한 가슴을 식혀주었다. 와중에 내 자식, 내 손군처럼 모든 고객들을 품어안으며 챙겨주는 “아바이아매장국집”의 한량없는 선량함을 리용하여 15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사기해간 사람들도 있어 열불이 일었지만 역시 이 해장국을 마시면서 부모님들은 화기를 풀어내렸을것이다.

된장은 몇백년을 천연영양제로 해열해독제로 우리들 식탁에 올랐는지는 알수 없지만 “아바이아매장국집”은 콩을 삶고 메주를 띄우고 오랜 인내와 기다림속에 대지의 정기로 된장을 발효시키는 가운데 자신들만의 손맛을 익혀낸것이다. 그 손맛과 성품으로 세상을 살아온 부모님들은 이제 그 된장을 만들고 끓이는 비법을 유산으로 자식들에게 물려주었다. 하다면 된장국 그것은 필경 한 가문의 문화명맥을 잇는 맛과 향이 아니겠는가?!

리옥순사장은 그 어떤 곤난이 있더라도 부모님들로부터 물려받은 장국의 옛맛을 고스란히 지켜나갈 의지를 다져왔다. 때론 술 취한 고객들이 해정국 마시러 왔다가 술을 더 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자 술을 적게 마시라고 권고를 한다. “참, 돈을 싫어하는 사장님도 있는가” 하면서 손님들은 의아해한다. “손님들도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우리도 오래 돈을 많이 벌게 아닙니까?” 하면서 친절을 베푼다. 그런 진정으로 고객들을 대하다보니 20년지기 단골들도 적지 않다.

물론 현재 된장국을 좋아하는 조선족고객들이 많이 출국해있고 또 단위별로 동료별로 떼를 지어 장국 먹으러 다니던 현상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음주단속이 심해지면서 해장국손님들도 함께 줄어드는 바람에 경기는 침체기를 맞고있다.

하지만 다른 음식점들에서는 조선족복무원과 주방일군을 구하지 못해 안달아하는 상황에서 그와 함께 5, 6년이상씩 장국의 원맛을 살리던 6명 조선족일군들이 그대로 밤낮 교대작업을 하고있기에 “아바이아매장국집” 옛맛은 흔들림이 없다. 그리고 연변에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조선족민속음식을 찾는 전국의 타민족 고객들이 급증하여 “아바이아매장국집”은 신고객들이 늘어나고있는 추세이다.

또한 더욱 희망적인 사항은 아들 강성훈씨( 34세)가 해군에 입대하여 배를 타면서 한식료리며 볶음채를 만들던 경험을 바탕으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물려주고 아버지 어머니가 지켜온 ‘아바이아매장국집’ 옛맛을 내가 이어가겠다”고 팔을 걷고 나선것이다. 리옥순사장은 신심가득히 “아바이아매장국집”의 희망찬 래일을 내다보고있다.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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