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어떻게 쿨하게 보내요'
'런닝맨'이 프로그램 사상 가장 '구질구질한' 특집을 준비했다. 이름도 '구질구질 특집'이다.
방송관계자에 따르면 6일 펼쳐지는 SBS '런닝맨'은 원년멤버로서 7년동안 '런닝'한 남자, 개리를 위한 '구질구질 특집'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관계자는 "멤버 전원이 원년 멤버이고, 그 중 한명을 떠나보낸다. 공감이 부족한 초대 손님을 부르기보다 멤버끼리만의 시간을 마련한 것"이라며 "'런닝맨'이 개리를 어떻게 깔끔하고 쿨 하게 보낼 수 있겠나. 최대한 '구질구질'하게 보내려는 마음을 미션과 게임에 입혀낸 것"이라고 전했다.
개리가 7년간 '런닝맨' 멤버들과 함께 뛰어 온 거리를 계산하면 기막히게도 77000km에 달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구질구질 특집'을 통해 제작진은 77000km라는 수치에 관련된 미션을 개리에게 줄 예정이고, 개리가 미션에 열중하는 동안 나머지 멤버들은 개리를 위한 서프라이즈를 미션을 각각 부여받는다.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하지만, 개리가 그렇게까지 우는 모습은 처음 봤다"며 웃음과 눈물이 버무려진 특집을 예고 했다.
'런닝맨'과 개리의 이별 방식은 예능 프로그램과 그 멤버의 하차에 있어 선례가 될 전망이다. 개리는 '음악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라는 의사를 전달하고도 프로그램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반년을 더 달렸다. 사회적 물의나 불명예스러운 논란 없이 본업을 선택한 개리와, 그의 앞날을 응원해주며 길을 터준 '런닝맨'의 자세를 '아름다운 졸업'이라 칭하는 사람도 있다. '런닝맨'은 개리의 하차 이후에도 당분간 멤버 영입이나, 포맷 변화를 주지 않음으로써 오랫동안 함께 달린 동료에게 예의를 보일 예정이다. 결국 마지막은 '구질구질' 특집으로서 가슴 찡한 작별인사를 나누게 됐다.
멤버를 잃었지만 '런닝맨'은 계속 달린다. 자타공인 SBS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각광받아 온 '런닝맨'은 2013년 1월부터 한국 갤럽에서 조사를 시작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에서 빠짐없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려놓은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도시형 리얼 액션 버라이어티'를 표방, 알기 쉬운 룰로 몰입도 높은 방송을 만들어왔기에 처음 방송을 본 사람도 쉽게 '마니아'가 될 수 있었다.
이는 '런닝맨'이 언어와 문화권에 구애받지 않는 '한류 예능'이 된 결정적 계기. 중화권과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나 중동권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중국 저장위성에 포맷을 수출해 만들어진 '달려라 형제'마저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원년 멤버 하차'가 '누수'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갈 '런닝맨'의 앞날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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