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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구글·애플을 키운 건 ‘대항문화’였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2.20일 21:30
[한겨레]저커버그 "페이스북, 세상 연결 사회적 책무"


래리 페이지·스티브 잡스는 히피문화에 열광


돈벌이 넘어 소통·개방으로 주류질서에 도전

"페이스북은 해커의 길을 가겠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28)가 기업 공개를 앞두고 자본 시장의 투자자에게 보낸 편지의 대담한 표현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페이스북을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 대학생 저커버그가 자본 참여를 하겠다는 뉴욕의 투자자를 만나는 자리에 슬리퍼를 끌고 맨발에 파자마 차림으로 나타난 당돌함 그대로였다.


■페이스북 "세상을 더 개방적으로"페이스북 최대주주로 약 30조원어치의 지분을 보유한 20대 억만장자 저커버그가 지난 1일 페이스북의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는 페이스북을 독특한 만트라(구호)를 품은 기업으로 각인시켰다.

그는 이 편지에서 "페이스북은 원래 기업이 되려고 창조된 게 아니다"라며 "페이스북은 세상을 더 개방적이고 더 연결된 곳으로 만들려는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효율적인 소통으로 사회를 변화시킨 것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바일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지금 페이스북이 세상의 핵심적인 제도와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열망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공유하는 게 많아지면 더 개방된 문화가 생성되고 타인의 삶과 생각에 대한 이해도 늘어날 것이라고 저커버그는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공유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해 접근할 권리 등 사용자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인터넷에 대해 긍정적인 지도자들이 모든 나라에서 부상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투자자를 상대로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설명하는 투자 권유 편지에서 '사회적 임무'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서비스를 만들어낸 게 아니라,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 돈을 번다"며 '해커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저커버그는 해커였다. 그가 대학생용 미팅 정보 사이트를 만들려고 하버드대학 기숙사 학생들의 주소록과 사진을 해킹으로 확보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든 게 페이스북의 발단이기도 하다. 그는 "흔히 해커에게는 컴퓨터 침입이라는 부정적 설명이 따라붙지만, 본디 해킹은 '단순히 뭔가를 재빨리 만들어내거나 시험해보는 것'을 뜻한다"며 '해커의 길'은 "끊임없는 개선과 재시도에 몰두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선 항상 "코드는 논쟁을 이긴다"는 해커의 구호가 통용된다며 해커 문화를 강조했다.

■애플 '다르게 생각하라', 구글 '악해지지 말자''해커의 길'을 가겠다는 페이스북은 기존 기업의 지향과 가치체계에 얽매이지 않는, 애플과 구글 등에 깃든 대항문화(Counter-Culture)와 자유주의와 닿아 있다. 이들 기업 사무실에는 넥타이 맨 직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에게 넥타이는 기성체제와 구속의 상징이다.

애플이 1984년 매킨토시 컴퓨터를 출시하며 선보인 광고는 한 젊은 여성이 해머를 들고 뛰어가 빅브러더가 지배하는 남성들의 세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애플은 '다르게 생각하라'를 구호로 내걸었다. 구글은 2004년 기업을 공개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구글은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기관이 되길 열망한다"며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모토를 공식화했다. 수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에겐 충격적 선언이었다. 대표상품 출시나 기업 공개 때 최고경영자가 소비자와 투자자의 기대와 동떨어진 지향과 가치를 거론하는 것은 이들 기업 창업주의 독특함에서 비롯한다.

지난해 숨진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주는 젊은 시절 대항문화를 경험한 히피였다. 구글을 창업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펼쳐지는 버닝맨(Burning Man) 축제 예찬자다. 버닝맨 축제는 자유와 각성을 내걸고 참가자들이 해마다 사막에 모여 예술작품 발표 등 축제와 일탈을 즐기다 작품을 불태워버리는 게 특징이다. 21세기의 우드스톡 축제로 여겨지는 축제다. 구글의 젊은 창업자들은 에릭 슈밋 회장을 구글에 영입할 때도 슈밋 역시 버닝맨 참여자라는 데서 연대감을 느꼈다.

인터넷을 개발한 초기 설계자들이 인터넷을 돈벌이의 수단이 아닌 모두를 위한 소통 도구로 제공했다는 것도 인터넷의 공유와 개방 문화를 촉진했다. 인터넷 통신규약인 파일전송 방식(TCP/IP)을 개발한 빈트 서프나 월드와이드웹을 만든 팀 버너스리 등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들은 특허 출원 대신 모두에게 개방했다. 이는 인터넷의 대중화로 이어졌을 뿐 아니라, 구글·페이스북 등 인터넷의 속성을 잘 이해한 기업들이 개방과 공유를 극대화한 사업화에 나서도록 하는 동인이 됐다. 구본권 기자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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