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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깨끗한 범죄소굴 봤냐" 대림동 중국동포 울분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8.29일 09:43
[영화 '청년경찰' 우범지대 대림역 12번 출구 가보니]

동포 1만3800명 사는 평범한 동네… 밤엔 동포 자율방범대가 순찰

'칼부림·인신매매' 묘사와 달라… 범죄도 2년前보다 60% 줄어

"10년째 이미지 개선 노력하는데 동포 무시한 영화, 상영 멈춰라"


"대림동이 범죄 소굴입니까? 중국 동포들은 조직폭력배에 인신매매범입니까?"

28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지하철 2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앞. 재한동포총연합회 등 국내 중국 동포 단체 회원과 지역 주민 60여명이 모였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의 내용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영화는 28일 현재 관객 수 483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중국 동포들은 이 영화를 두고 "조선족을 범죄자로 낙인찍고 대림동 등 지역 상권을 어렵게 만드는 나쁜 영화"라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극 중에 조선족 폭력배들이 대림동에서 가출 소녀들을 납치해 난소를 강제 적출·매매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 동포들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중국 동포 무시하는 영화사는 사과하라' '동포 무시는 범죄다, 우리는 하나다' 등의 플래카드를 흔들며 영화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영화에선 대림동을 범죄 다발 지역으로 묘사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주인공들은 대림동 '중국인 거리'에 있는 양꼬치 가게에서 중국 동포 폭력배들과 몸싸움을 벌인다. 택시 기사가 "여기(대림동) 조선족들만 사는데 여권 없는 중국인도 많아서 밤에 칼부림이 자주 나요. 경찰도 잘 안 들어와요. 웬만하면 밤에 다니지 마세요" 하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대림동을 검색해봤는데 무섭네요" "진짜 영화에서 본 것처럼 분위기가 무섭고 칼부림이 일어나나요?" "밤엔 대림동 가는 거 아닙니다" 등의 후기를 인터넷에 남기고 있다. 대림동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중국 동포 양순영(45)씨는 "한국인들이 중국 동포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개선하려고 노력해 온 게 허사가 됐다"고 말했다. 대림동 총인구수는 5만2603명이다. 이 중 중국 동포는 26% 수준인 1만3792명이다. 국내 거주하는 중국 동포는 총 66만7465명이다.

28일 오후 1시 본지 기자가 찾은 대림동 중국인 거리엔 내국인으로 붐볐다. 사람이 많이 모였지만 골목엔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깨끗했다. 500m쯤인 거리 곳곳에서 최신 유행가가 흘러나왔다. 이 지역 경찰은 대림동이 '범죄 소굴'로 묘사된 영화 속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중국 동포 80여명으로 꾸려진 '외국인자율방범대(외자대)' 때문이다. 2010년 출범한 외자대는 주민 스스로 자율적으로 순찰 활동과 환경 미화를 하며 대림동 치안 환경을 조금씩 바꿔놓았다. 외자대 대장 남명자(61)씨는 "치안 환경이 좋아지면 범죄가 줄어들 거란 생각에 대원들과 일주일에 2~3번씩 순찰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주민 교육을 해왔다"고 말했다. 최근엔 금요일~일요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대림동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8년 전엔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던 주민들도 3년 전부터는 외자대와 함께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순찰을 하는 외자대 대원들에게 "고생한다"며 음료수를 건네는 주민도 생겼다. 외자대 대원들은 5년 전부터 파출소 직원들에게 하루 20~30분씩 간단한 중국어도 가르치고 있다. 경찰이 중국 동포들과 가까워지게 만들기 위해서다. 이들은 중국 동포가 파출소로 연행됐을 땐 새벽 시간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통역을 해준다.

나병남 대림파출소 소장은 "지난해 대림동 일대에서 발생한 전체 범죄 수가 2년 전에 비해 6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살인·강도·상해·강간 등 강력범죄는 2015년 상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에 35% 이상 줄었다. 대림동을 관할하는 영등포경찰서는 2017년 상반기 치안종합성과평가에서 대림동의 우수한 치안을 바탕으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숙자 재한동포총연합회 이사장은 "오랜 시간 대림동을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기 위해 많은 동포들이 노력해왔다"며 "영화감독이 얼마나 대림동을 잘 알고 영화를 찍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인도 불과 20년 전에는 외국 영화 속에서 '속물' '구두쇠' 등 부정적 이미지로 묘사됐다. 미국 영화 '폴링다운'(1993)에선 백인인 주인공이 상점에 들러 잔돈을 바꿔달라고 하자, 한국인 주인이 "물건을 사야 돈을 바꿔 줄 수 있다"며 거절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자 주인공은 "영어도 못하면서 돈만 밝히는 민족"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민족"이라며 한국인을 구타하고 상점을 부순다. 이 장면은 한국인들에게 공분을 사 국내 개봉이 3년 늦어졌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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