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tvN 나영석 PD의 인기 예능 '꽃할배' 시리즈는 할배들만 주연이 아니다. 일명 머슴으로 통하는 투덜이 이서진 빠지면 재미가 반감이니까. 그렇다고 이서진 혼자서 연예계 신화급 원로들인 이순재 신구 백일섭 박근형, 네 어른을 모시고 다니게 해서야 '머슴 혹사(?)'로 처벌당할 일이다. 그리고 남자만 우르르 쏟아지는 예능은 유느님 유재석 갖고도 못 살린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지지 않았는가.
나PD의 캐스팅 선택은 늘 간결하면서도 절묘하다. 이번 '꽃할배3'도 마찬가지. 머슴 이서진의 험난한 여행길 동반자로 예쁜 공주를 데려왔다. 애니메이션 '슈렉'에서 요술거울이 신붓감 공주 경연을 펼치는 것처럼, 숱한 톱스타 미녀들 중에서 선택받은 그녀는 지우히메 최. 지. 우. 공주를 넘어서는 한류스타의 여왕급이다.
최지우는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꽃보다 할배'(연출 나영석 박희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그리고 이서진과 함께 그리스 출국 일정에 참여했다. 먼저 공항에 도착한 4명의 할배들 이후 이서진이 도착, 그리고 최지우는 깜짝 게스트처럼 모습을 드러내 현장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 PD측이 밝힌 최지우의 이번 '꽃할배3' 출연 역할은 공식적으로 메인 짐꾼 이서진을 돕는 보조 가이드다. 아예 대놓고 이서진과 최지우의 썸을 기대하고 내비치면서 이를 부추키거나 방해할 꽃할배들의 조력 또는 심술을 암시하는 듯 하다.
스토리가 그렇게 전개된다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기대감 100%다. 최지우는 영화 '여배우들'과 KBS 2TV '1박2일-여배우편'에서 민낯을 드러낸 채 최고의 예능 감각을 과시한 바 있다. '1박2일'을 통해나 PD와 인연을 맺었던 그는 '삼시세끼' 정선편에 게스트로 합류, 이미 이서진-손호준과 환상적인 호흡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때부터 시청자는 2% 부족한 뭔가를 채워줄 후속편을 기다렸다. 바로 이서진과 최지우의 찰떡궁합이다. 물론 실제 '열애'를 바라는 건 아니다. MBC 가상 신혼체험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가 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배경도 사실 그대로를 들추는게 아니고 시청자들이 보고싶은 허구만을 보여주는 데 있다.
KBS를 떠나 tvN에 자리를 잡은 나PD가 '꽃보다'와 '삼시세끼' 시리즈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비결은 이같은 시청자 욕구를 족집게처럼 집는데서 시작된다. 이번 '꽃할배3'의 최지우 캐스팅도 가히 신의 한수에 견줄만 하다.
tvN 측은 최지우의 '꽃보다 할배' 가이드 합류와 관련 "이서진과 달리 애교많은 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관계자는"'삼시세끼'에 출연했을 당시 이순재 선생님과 어우러지는 분위기도 좋았고, 이서진과의 호흡이 좋아 제작진에 출연을 권유했다"며 "(최지우가) 흔쾌히 촬영에 임해줘서 함께 여행길에 오르게 됐다"고 합류 배경을 전했다.
또 "묵묵히 최고의 짐꾼 역할을 해왔지만 무뚝뚝한 아들 역할을 해왔던 이서진과는 달리 최지우가 애교 많은 딸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교 많은 딸이라? 할배들이나 시청자는 짐꾼과 썸타는 미녀가 과연 탄생할 지 여부에 더 신경을 쓰지않을까 싶다. 여행지를 바꾸면서 관전 포인트를 하나씩 추가하는 '꽃할배'가 시즌을 계속해도 지루해지지 않는 이유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