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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시계 '슬쩍' 했다던…태국인 소녀들에게 무혐의 결론

[기타] | 발행시간: 2016.09.30일 14:07
자신의 시계를 훔쳤다며 태국 사원에서 함께 사진 찍은 현지 아이들을 도둑으로 지목한 외국인 관광객 글과 관련해 네티즌들 비난이 거세게 쏟아진 일이 최근 있었다.

해당 게시물 아래에는 “세상에서 가장 어린 도둑”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같은 사원에서 같은 아이들을 봤지만, 사진을 찍지 않아 다행이라는 네티즌 반응도 있었다. 모두가 아이들을 도둑으로 몰고 비난했다.

반전이 생겼다. 태국 경찰이 사원 CCTV 영상을 수차례 돌려본 결과, 아이들이 시계를 훔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 촬영지는 치앙마이에 있는 ‘왓 프라탓 도이 수텝(Wat Phrathat Doi Suthep)’ 사원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CCTV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시계 절도 용의자로 지목된 씨다렛 라오주앙(10) 양과 그의 동생 깐레이아느 라오주앙(7) 양에게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두 자매는 전통의상을 입고 외국인 관광객과 사진 찍어 주던 중, 시계를 훔친 것으로 지목돼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CCTV를 분석한 경찰은 어디에서도 두 자매의 도둑질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린 두 소녀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이들이 도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라오주앙 자매의 엄마 루씨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이룰 수 없었다. 딸들이 관광객 물건을 훔치는 도둑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어서다.

루씨는 데일리메일에 “딸들이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는 말을 듣고는 매우 당황했다”며 “이틀 동안 먹을 수도 잘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왜 우리 딸들에게 그런 비난이 쏟아져야 했느냐”고 되물었다.

라오주앙 자매의 아빠 푸자라스씨는 “딸들은 저지르지도 않은 일 때문에 죄인 취급을 받았다”며 “만약 물건을 잃어버렸다면 사진을 공개하는 것보다 경찰에 먼저 신고하는 게 순서 아니냐”고 따졌다.

푸자라스씨는 “마을 사람들은 그 소식을 믿지 않았다”며 “우리 딸들은 어리고, 도적질할 기술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관광객을 딸들이 만난다면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셨어요’라며 ‘우리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어요’라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둑으로 몰린 두 자매의 상처가 얼마나 깊을지를 짐작할 수 있다.

부부는 관광객들이 아직 태국에 있다면 고소하고 싶은 생각이지만 그럴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해당 게시물을 처음 올렸던 게시자의 레디트 계정이 삭제되었다”고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레디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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