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한 한 학원강사가 제자인 여학생 40명을 대상으로 4년간 몰래카메라를 찍어왔다는 사실이 들통 났다. 여학생이 다른 강사와 대화하거나 문제를 풀고 있으면 휴대폰을 만지는 척하며 여학생의 특정한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찍었다고 한다. 인기도 많고 돈도 잘 버는 학원강사가 왜 이러 짓을 저질렀을까?
▲ 사진-조선일보DB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용천 교수는 “성적인 불만족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소하려는 증상을 성도착증이라고 한다”며 “사회적으로 성공했더라도, 성공하기까지 억압당했던 욕망들이 해소되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고 말했다. 여기서 ‘억압당했던 욕망’이란, 반드시 성 문제가 아니라 돈, 가족, 직업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성의 특정 부위를 눈여겨보는 증상은 남자든 여자든 있을 수 있지만 그 방식이 비도덕적이라면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성도착증은 여자에겐 별로 없고, 대부분 남자에게 있다.
성도착증이 생기는 이유는, 살면서 여러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괴로워해서이다. 그 문제를 뿌리부터 해소하지 못하고,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해서 성도착증이 생긴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성도착증 환자 중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꽤 있는데, 이들은 본래 성격을 숨기고 사회에서 원하는 모습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한다.
보통 성도착증 환자는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해결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거의 병원을 찾지 않는다. 위의 유명 학원강사처럼 큰 사건이 터진 뒤에야 주변의 권유나 강제로 인해 병원을 찾는다. 박용천 교수는 “성도착증으로 인해 큰 일이 터지기 전이든 후이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며 “그래야 자신이 그동안 억압당했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고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 leemj@chosun.com